길이 없다 ....시/ 고은
길이 없다. 여기서부터 희망이다. 숨막히며 여기서부터 희망이다. 길이 없다.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. 여기서부터 역사이다. 역사란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부터, 미래의 험악으로부터 내가 가는 현재 전체와 그 뒤의 미지까지 그 뒤의 어둠까지이다. 어둠이란 빛의 결핍일 뿐. 여기서부터 희망이다. 길이 없다. 그리하여 길을 만들며 간다. 길이 있다. 길이 있다. 수많은 내일이 완벽하게 오고 있는 길이 있다. 고은/길이없다 Giovanni Marradi - Romantic